여론광장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윤병국의 시장가는 자전거③ - 광역동 추진도 꼼꼼히
 
뉴스엔다큐TV(NDN방송)   기사입력  2018/02/22 [11:31]

▲      © 뉴스엔다큐TV(NDN방송)
부천시 전체를 광역동
10개로만 운영하고 일반 동() 26개는 모두 폐지한다는 계획이 빠르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현재 행정복지센터라 불리는 10개만 남긴다는 뜻입니다. 현재 각 행정복지센터를 순회하며 설명회를 열고 있는데, 참석자들은 확정해 놓고 무슨 설명회냐고 항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안은 최종 확정이 아니란 것이 시의 설명이며, 어차피 차기 시장이 내용을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2일 용역보고회에 참석해 공직자분들의 의견을 끝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폐지하고 나서 남는 동사무소 건물의 활용 방안, 동 단위로 있던 단체들의 통폐합 문제, 시장이 바뀌면 달라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 행정기능 조정 등, 행정의 달인들답게 다양한 목소리가 효율적으로 논의되는 현장이었습니다. 파장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무려 8년전 일이지만 2010년 김만수 시장이 야권연대를 내걸고 당선되는 선거에서 대동제 시행을 공약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장본인이며, 시장인수위원회의 행정복지 분과장을 맡아 대동제 도입가능성을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이 제도가 시--동의 행정계층을 줄이고 대민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혁신행정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결론은 정부가 반대하니 시행하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행정동을 통합할 수는 있지만 과()를 설치할 수는 없다, 과를 설치하면 미니 구청처럼 돼 버리기 때문에 구청을 없애는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논리였습니다.
 
정부의 반대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광역동 논의는 2015년에 다시 살아납니다. 이번에는 정부가 오히려 광역동 시행을 제안한 것입니다, 부천시의 소사구만을 대상으로 실험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과도 둘 수 있다는 제안이었고 부천시는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소사구만의 실험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한다며 많은 시의원들이 반대했습니다.
 
결국 최종 결정은 20167월부터 부천시 전역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었고, 구청을 없애고 10개의 행정복지센터를 두고 그 속에 3~4개의 과를 두되, 나머지 26개 일반 동은 그대로 유지하는 다소 모순적인 형태입니다. 전국 최초이며 지자체 전체로 시행된 유일한 사례가 됐습니다.
 
당시에 저는 전국 최초면 다 좋은 것이냐며 예견되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첫째, 광역동을 시행하는 것은 행정효율과 비용절감이 목적일텐데 일반동을 그냥 둔 것은 행정효율면에서 아무 변화가 없으니 결국 4급 승진자리만 늘린 간부 공무원 잔치가 아닌가? 둘째는 행정복지센터를 꾸미느라 많은 돈이 들고 또 행정복지센터 권역별로 복지관 등의 인프라 구축 요구가 빗발칠 텐데 오히려 더 큰 예산수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이 제도 도입에 공무원 찬성은 시민들보다 낮았습니다. 5급 공무원은 94%가 찬성했는데, 8급에서는 반대비율이 54%로 높았습니다. 시에서는 구청을 폐지하고 구청건물을 시민에게 돌려주어 천억 원대의 편익이 났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공직은 청사가 부족해 외부건물에 나가 있는 부서도 태반입니다.
 
시행 1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일반동 26개를 없애는 광역동 체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광역동 전환에 공무원 찬성은 45%에 불과합니다. 용역팀은 공무원들 업무량이 많아져서 그럴 것이라며 폄훼성 발언을 하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행정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행정복지센터를 도입할 때는 공무원들이 감당했던 혼란이 훨씬 컸다면 26개 일반동까지 없앨 경우 행정혼란은 물론 시민 혼란까지 겹쳐질 것입니다. 때문에 더 꼼꼼하게 살피고 공직과 시민이 함께 준비해야 하는 일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구청체제로는 돌아가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대로는 문제가 누적될 것입니다. ‘광역동 체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제도도입으로 인한 시민 불편과 행정혼란을 최소화시켜야 합니다. 일반동이 있던 곳에 민원출장소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도 해야 하고, 자율방범대 공간도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주민 자치와 관련한 것입니다. 10개 동으로 묶으면 1개 동의 평균인구가 9만 명에 가까워집니다. 웬만한 지방도시 인구보다 더 많아집니다. 스위스 같은 나라는 우리의 동보다 인구가 적은 자치단체가 수두룩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히려 확대하려는 것이니 다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제가 만약 시장이라면 광역동 규모에 걸맞는 주민자치위원회를 만들어서 제대로 된 주민자치를 시행할 것입니다. 실질적인 자치를 할 수 있도록 예산과 권한을 부여해야 합니다. 주민참여예산, 마을만들기, 복지협의체 등을 주민자치위원회가 한꺼번에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권한을 나눠 줄 것입니다.
 
자치위원의 수도 100명까지 늘리고, 다양한 인구계층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을 공정한 방법으로 선발하여 충분한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검토할 것입니다. 가능하면 자치위원장도 주민직선으로 뽑는 것도 검토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더 세부단위의 자치를 위해서는 아파트 단위의 입주자대표회의, 자생적 모임 등을 지원할 방안을 찾겠습니다. 주민세의 일정비율을 자생단체 보조금으로 사용한다는 일본의 한 지자체 사례도 듣고 있습니다.
 
지역 조직이 행정편의를 위해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치를 열어가는 민주주의의 실천장으로 만드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8/02/22 [11:31]  최종편집: ⓒ ndocutv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1/15
광고
최근 인기기사